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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책, 읽은 책, 읽을 책

뭐든 다 겪어 봅니다! (뭐든 다 배달합니다.에 대한 짧은 평)

 

'강제 야간 자율학습'에 대해 언급하면서 현재의 학교 현장을 암울하게만 그리는 점은 불만이다.  저자가 체험한 산업 현장에 대해서는 관찰하고 통계를 정리했으면서도, 왜 '강제 야간 자율학습'에 대해서 말하기 전에 학교 현장에 대해서 조금 더 찾아보지 않았을까. 

 

타다 사태와 관련해서는 저자는 분명하게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타다'를 기술 혁신으로, '택시사업자'는 구태하고 불편한 서비스 제공자로 묘사하는 부분은 내 입장과 달랐다. 공유경제라는 말이 실상 별로 '공유'하여 나누는 바가 없는 것처럼, '기술'과 '혁신'을 같이 쓴다고 해서 그것이 더 옳은 것처럼 느껴지지도 않는다. 복잡한 이해가 얽혀 있는 데다가 저자도 이 문제에 대해 깊이 이야기하고 있지 않기는 하다. 

 

하지만, 쿠팡, 배민, 카카오 대리운전까지 두루두루 기자로서가 아니라 진짜 생활인으로써 그가 경험한 이야기는 아주 가까이서 들을 수 있다. 모두가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쓰면 좋겠지만,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기자의 경험을 살려, 삶의 현장을 그려준 것은 의미가 있고 고마운 일이다. 

무거운 책 사이에 책 읽기가 그치지 않도록 사이사이에 읽기에 무척 좋은 책이다. 

 

저자는 '잠시' 머물면서도 다양한 관찰을 해냈는데, 나는 내가 하는 일에 대해서 이만큼 관찰하고 기록하지 못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