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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책모임

#먼북소리 '생각의 탄생' - 패턴인식, 패턴형성

원글 : 2018.02.19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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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북소리

'생각의 탄생' 으로 세번째 모임.

두 분이 못 오셨지만, 이번 모임에는 새로운 한 분이 또 오셔서 다섯명으로 진행. 다 모이지 못해서, 늘 못 오신 분을 생각하며 일단 모임을 시작합니다.

오늘 읽은 장 : 패턴인식, 패턴 형성

주로 음악과 과학의 예를 들어 패턴에 대해 이야기해서, 교양이 부족한 나는 그 예를 충분히 실감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 장에서 말하고자 하는 건 몇 문장으로 반복된다.

  • 새로운 패턴을 만들어 내면 더 많은 실제적 지식을 획득할 수 있다.
  • 패턴은 다양한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과 같다.
  • 패턴 획득을 위해서는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
  • 인간은 자신의 환경의 제약에 따라, 패턴에 대한 인식도 제약된다.
  • 패턴은 단순한 개별 요소의 활동이 겹쳐지면서 발생한다. (모레아 패턴)

인간은 감각을 통한 개별 객체들을 모두 인식할 수 없다. 부분적으로 인식한 것들 중 또 일부만 기억된다. 이렇게 기억된 것들이 모두 장기파지로 넘어가는 것도 아니다. 서로 무관한 듯한 개체들 사이의 패턴을 파악하거나, 발견하면 더 많은 것을 기억할 수 있고, 새로운 개체에 대한 판단을 내릴 수도 있다.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다.

하지만, '과연 우리는 어떻게 패턴인식 능력을 높일 것인가?' 에 대해서는 속시원한 답을 얻기는 어렵다. 인식은 결국 감각에서 오는 것이라 봐야 하고, 오감에 의한 관찰에 영향을 받게 된다.

결국 관찰로 귀결되는 것은 아닐까? 추상화에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가 '쳐다보기'(see)만 하고, '관찰하지'(look at) 않으면 사실은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 머물게 된다.

얼마전 집에 있는 화분의 잎을 자세히 관찰하다 보니, 손등에서 본 것과 같은 패턴을 발견했다. 당장 따라그릴 수는 없지만, 그 모양은 사각형과 사다리꼴 사이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국민학교 때 이미 관찰해 본 것이었지만, 그간 완전히 잊고 있었다. 피부는 매끈한 표면이 아니라는 것을 완전히 잊고 있었다. 우리는 무엇에 얼마나 시간을 들이고 관심을 기울이는가? 요즘처럼, '그림을 그리기 위한 관찰'의 효과에 대해 많이 생각한 적이 없다.

얼마전 일본에 가서 사쿠라지마 화산이 보이는 목욕탕에 갔다. 목욕탕 안을 사진으로 찍고 싶었는 데, 그러지 못했다. 나는 탕을 바꿔가며 들어가서 눈을 감고, 탕 전체를 그려보았다. 천장의 기울기를 가늠하고, 샤워기와 수도꼭지의 모양을 찾고, 탕의 형태를 기억했다. 한국에 와서 목욕탕 안을 그릴 수 있었다. 시간만 주어지면 만들 수도 있다. 사진으로 찍었다면, 그리 기억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 시간을 들여 관찰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늘 목욕탕에서만큼 여유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우선 사진으로 남기고, 나중에 그려봐도 될 일이다. 모든 것에는 패턴이 있다? 글쎄다. 하지만. 우리는 무엇이든 은유와 비유로 묶을 수 있다. 관계는 보는 사람이 '발견'해낼 수 있는 것.

사람들의 모임에도 패턴이 생긴다. 그 패턴이 어떤 모양일지 예상할 수 없다. 하지만, 모임에 모인 사람들이 개체로서의 자신의 역량을 들어내기만 하면 된다. 그것들이 겹쳐지며 패턴을 만들어 낸다. 그런 역동성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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