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학교 관련

내 옆자리는 신규선생님 자리

선생님이 준비한 쿠키

지난 18일.

17일은 교사의 월급날이다. 얼마가 되었든 일단 통장에 충전이 되고 나면, 득달같이 카드사들이 달려와 충전된 잔고를 박살낸다. 첫 월급은 얼마였는 지 기억도 나지 않는데, 그때에는 월급이 더 빨리 사라져버렸다. 경제관념도 없었던 터라 나는 텅 비어가는 텅장을 그냥 바라보고 있었다.

18일에 내 옆자리 신규선생님이 예쁘게 포장한 쿠키를 학년 교무실에 있는 선생님들께 하나씩 드렸다. 나는 옆자리라 특별히 두 개를 받았다.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갖다주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일터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동료와의 관계이다. 나는 나름 좋은 동료가 되려고 애쓰는 편이라 생각하는데, 올해에는 그 부담이 더 크다. 내 옆자리 선생님은 신규임용 되어 우리 학교에 왔다. 누구보다도 더 큰 열정과 에너지를 가지고 학교 생활에 적응하려는 사람이다. 그 옆에 있으니 나도 더 분발해야 겠다 생각한다. 더 좋은 교사가 더 좋은 동료가 되어야 겠다 생각한다.

나는 더 젊을 때에 미래의 교사로서의 내 모습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 시점이 되니, 내 미래의 모습이 될만한 롤모델을 찾기가 어려웠다. 이게 그저 수평적 동료 관계라는 교직 사회의 특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10년 후, 20년 후 어떤 모습일지를 나는 다른 선배교사로부터 찾아보려고 했다. 하지만, 참 어려웠다.

그래서 더 걱정이다. 나는 저 분의 10년 혹은 15년 후의 모습으로 귀감이 될 만 한가? 그렇지 않은 것 같아서 부담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해 노력할 수 있는 자극이 되어서 좋다.

뭐든 열심히 해보겠다는 선생님의 그 의지와 활력도 좋다. 꼰대가 되지 않으면서도 도움이 되는 선배교사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일단 선물받은 쿠키에 대한 보답부터 해야.

'학교 관련'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학생의 연애는 환영 받나?  (10) 2021.04.02
온라인 수업 일주일 정리  (2) 2021.03.12
하루가 한 달 같은 나날  (6) 2021.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