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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외면일기

친절함과 그렇지 않음


맛있게 만들어 드리겠다 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던가?


"맛있는 쥬스를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이 말을 듣고 나는 귀를 의심했습니다. 제가 가장 많이 찾는 카페는 스타벅스입니다. 하지만, 내가 주문한 메뉴에 대한 확인은 받을 수 있었지만 맛있게 만들어 주겠단 이야기는 들을 수 없었습니다.(고객의 주문에 어떻게 응대할 지 정해진 대로 하겠죠) 헌데, 처음 찾는 과일주스 전문점에서 나의 주문을 받으며 사장님은 "맛있는 주스를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라고 하더라. 웃으며 그렇게 말하니 나는 "맛있는 주스를 기다리는 사람"이 될 수 있었다. '그냥 주스'를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라.

저런 한마디가 다른 가게 전체와 다른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주스나 사러 갔는 데, 졸지에 맛있는 주스를 얻게 되었으니까.

친절함의 반대는 불친절 & 무친절

오늘 점심을 먹은 곳은 불친절 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친절하지도 않은 곳이었습니다. 불러도 응답이 없고, 반찬을 내주면서도 가뱌운 인사도 없었습니다. 불친절 하다고 느끼지는 못했지만 다시 가거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버섯맑은탕과 버섯된장탕을 시켰는 데, 음식은 좋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다시 칮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왜 친절하고 따뜻하게 사람을 대하지 않는걸까 생각을 좀 해봤습니다. 산청 동의보감촌 앞에 있는 음식점이라 관광객만 상대해서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마디로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손님, 어중이 떠중이로 생각하는 건 아닌가 생각이 들더군요.

손님이 기억하는 친잘하냐 아니냐, 맛이 있냐 아니냐 입니다. 맛은 상당히 주관적이고 기분에 따라 같은 음식도 그 맛이 달라집니다. 한번 왔다 갈 손님들이라고 생각하고 '무친절'을 유지한다면, '무단골'사태를 맞이 하지 않을지.

선배 교사 중에, 아이들보고 웃어라. 저 아이들한테서 네 월급이 나온다 하는 분이 있었습니다. 뭐 완전히 맞는 말도 아니고, 월급 때문에 아이들을 보고 웃는 것도 아니지만, 사람을 만나며 웃으며 대화를 시작하는 게 가장 기본적인 만남의 시작일텐데, 그런 생각을 갖지 않고 서비스에 대한 비용을 받아가려 한다면 너무 아쉽습니다. 저는 쥬스는 더 자주 먹겠지만, 산청은 찾지 않게 될테니까요.


본문에 언급된 주스가게

The Fruit 경상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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