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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

아버지를 안아 보았는가?















토요일, 학교에서 일을 하고 있다가 누나의 문자를 받았다.

'아빠가 눈을 다쳐, 각망이 찢어지고, 수술을 하는 중이란다. 누나와 동생도 내려갈 생각' 이란 내용.

인천과 서울에 있는 누나와 동생이 내려올 정도이니, 그리고 다친 부위가 눈이니 큰일인 것은 분명했다.

엄마와 통화를 하고, 자초지종을 다시 들었다. 일하시다가 눈에 것에 각망이 찢어졌고, 찢어진 각망을 깁는 수술을 했고, 수정체에도 문제가 생겨, 백내장이 왔고, 수술도 해야 한다는 .

 

나는 바로 부장님께 말을 하고, 아내에게 연락을 하고, 학교를 나섰다. 두번째 수술을 마치고 나온, 아빠의 침대를 옮기며, 마음으로 울었다. 토요일밤, 어쨌든 가족이 모였고, 식구들은 우리 집에서 어쨌든 오랜만에 회포를 풀고, 이런 저런 이야기도 했다. 그날 아빠의 병실에서 아빠 빈침대에서 밤을 보냈다. 내가 너무 피곤했던 탓에 아빠가 필요한 있어서 부르더라도 듣지 못하는 아닐까 걱정했었다. 아빠가 완전히 잠든 , 잠이 들려고, 1시쯤에 잠들었지만, 그래도 5 30 주사놓으러온 간호사의 인기척을 느끼고, 내가 먼저 일어났다.

 

그리고, 하루 종일 아빠에 대해서는 쓸말이 많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아버지를 아빠라고 부른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불러야 겠다 생각해본 적은 있다. 그렇게 부르는 것이 예의있게 보인다 생각이 들었을 . 헌데, 아버지를 아빠라 부르지 않는다. 아버지는 아빠보다 사람같아서이다. 아빠라 부르는 아빠와도 많이 가깝지 못하다.

 

이제 아내가 잉태하고 있는 아들을 기다리면서, 나는 내가 어떤 아들인가 다시금 생각해본다. 좋은 아들은 아니었던 같다. 아빠와 함께 등산을 하지 않게된 때부터, 아빠와 같이 목욕탕에 가지 않게된 그때부터 나는 나의 세계를 공고히 하는 데에만 열심을 다했고, 그만큼 아빠는 나의 경계선에서 멀어진 같다. 아빠는 우리 가족을 위해, 돈을 벌기 위해 시간을 써버렸고, 아빠는 나에게 시간이 부족했다. 시간은 술을 익게하고, 사랑을 돈독하게 한다. 아빠와 나는 많은 시간을 함께 쓰지 못했다. 쌓아둘만큼의 추억도 중학교 때이후로는 많이 사라졌다.

 

좋은 아들이 되기위해서 해야할 노력은 다행히도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서 해야하는 노력보다는 작을 같다. 아빠는 좋은 아들만 사랑하는 것이 아니니까. 하지만, 나쁜 아들은 아빠를 외면하기도 할테니까. 그래도 나는 좋은 아들이 되기 위해 별다른 노력을 하지 못했다.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오늘 아빠에게 전화했다. 그전에 달에 번도 전화하지 않았다. ' 말이 없다' 라는 핑계가 되곤 했지만, 가족끼리는 그냥 끼니만 챙기는 것도 중요한 통화다. 그저 연락한다는 가족임을 계속해서 확인하고, 그리워하는 방법이다. 그래도 그렇게 해오지 못했다.

 

어릴 , '영혼을 위한 닭고기 스프'라는 책이 유행한 적이 있다. 책이 인기를 얻고는 별별 것을 위한 닭고기 스프 시리즈가 나왔던 같다. 아무튼,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있는 , 언젠가부터는 실천하고 싶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것은 가족간의 포옹이 가지는 힘에 대한 이야기였다. 미국사람들이야 포옹을 하겠지 싶었는 , 정감어린, 애정담긴 포옹이 그렇게 많지 않았던 가정도 있었나 보다. 당연히 집안의 분위기는 좋지 않았고, 가족들간의 관계는 소원했다. 헌데, 이야기속 주인공이 누군가의 강의를 듣고, 집으로 아버지와 포옹을 한다. 처음엔 포옹하는 자세도 어색하고, 포옹을 하고서도 어색했지만, 계속 하다보니 가득안고, 기쁘게 안아줄 있었다고 한다. 가족들의 행복함이 크게 자란 당연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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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나이에도 아빠와의 거리감을 느꼈던 나는, 나도 언젠가 저렇게 해봐야지 생각했던 적이 있다. 그런 생각을 가진 벌써 20년은 되었는데, 게으름뱅이에 얼간이, 부끄럼쟁이 나는 아직도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 늦기 전에 시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아내를 안아주듯이, 우리 알콩이를 어루만지듯이, 아빠와 엄마와 포옹할 시간이다. 맞닿은 만큼, 몸과 마음이 따뜻해지리라.

 

아빠, 사랑합니다.

 

시력잃지 않도록, 마음 굳게 먹고, 얼른 회복하세요.

다음에 보면, 꼬옥 안아드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