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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드림렌즈 부적응기

정기검진을 위해 아들과 안과에 갔는데, 아들 시력이 나빠졌다. 왼쪽 0.5, 오른쪽 0.7. 양안으로는 0.8
의사선생님은 이 정도면 안경을 바로 써야 하는 것도 아니라, 조심하면서 지켜보면 좋겠다고 했다. 그리고 아들도 그 이야기를 들었고, 그 말을 듣고 나서라 그런지 잘 안 보인다는 호소를 하기 시작했다. 최근에 다니기 시작한 학원에서도 좀 뒤에 앉는데, 수업 때 사용하는 작은 화면에 나오는 내용이 잘 안 보인다고. 그때부터 검색을 시작.


아이에 대한 일에는 특히 아내가 빠르다. 게다가 아내는 단 한 가지에 일에 집중하고, 시작하면 바로 끝을 보려는 성격에 가깝다. 나에 비하면. (나는 자주 밍기적 밍기적 느긋하다) 서울사는 동생한테 드림렌즈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고, 조카들도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해서 일단 드림렌즈를 알아봤다.


자고 일어나면 시력 좋아진다는 '드림렌즈'… 궁금증 4가지

위 관련 기사를 보면 설명이 잘 되어 있는데, 일반적인 사항은 다음과 같다.

  • 드림렌즈는 밤에 착용하고, 시력을 회복시켜 준다.
  • 8시간 이상 착용(및 수면)을 권하고, 곧은 자세로 자야 한다. (눈에 압박이 가하지 않도록)
  • 렌즈이기 때문에 아이가 렌즈에 적응해야 사용 가능하다. (아무리 효과가 좋아도 아이가 싫다고 하면…)
  • 가격은 70만원에서 100만원.

우리가 늘 다니던 병원이 예*안과였기 때문에, 아내는 아들을 데리고 가서 다시 검사를 받고, 드림렌즈에 대해 의사선생님에게 문의했다. 의사선생님은 굳이 드림렌즈를 권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안경도 권하지 않았으니, 드림렌즈도 마찬가지였겠다 싶다.)

의사선생님은 양안 0.5 정도 되면, 아이가 눈을 찡그리고 사물을 보려고 할 정도가 되기 때문에 그때는 안경을 써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 정도 나쁘지 않다면 안경을 반드시 쓸 필요가 없다는 견해였다.

드림렌즈 반납

안경보다 드림렌즈

아내는 동생에게, 지인에게, 전화를 하고, 각종 블로그 후기도 읽어본다. 아내가 드림렌즈를 고려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시력이 더 저하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 안경을 쓰기 시작하면 일상 생활이 너무 불편하니, 밤에 착요하는 드림렌즈가 좋겠다.

드림렌즈의 가격은 고려할 사항은 아니었다. 안경을 써서 생기는 불편이나 위험(한창 공놀이도 좋아하고, 친구들과 몸싸움 하며 놀 때 안경은 위험하다)을 생각하면, 안경을 안 쓰면서 시력을 유지하는 게 좋다.


드림렌즈의 효과를 위해 8시간 정도의 수면을 요구하는 만큼, 착용할 수 있는 시기도 사실상 초등학생 때로 본다고 한다. 중학생이 되어서도 8시간 자면 좋겠지만, 그건 아이가 협조해줘야 하는 사항이고.

드림렌즈 적응 과정

일단 드림렌즈를 하기로 결정하면, 아들 시력에 적합한 드림렌즈를 찾기 위해 샘플 렌즈를 받아온다. 위 기사에서 보이는 것처럼, 드림렌즈로 망막을 약간 눌러줘서 망막을 평평하게 만드는 게 그 원리인 것 같다. 그렇다면, 시력에 따라 렌즈가 다를 수 밖에 없다. 양쪽눈의 시력이 다르므로, 약쪽에 다른 렌즈를 끼우면 된다. 아이가 아직 혼자서 렌즈를 넣고 뺄 수 없으므로, 이것은 모두 부모의 일이 된다. 아내도 렌즈를 해본 적은 없어서 처음에는 넣고 빼는 게 쉽지 않았다. 아들도 없던 무엇을 눈에 넣고 자야 하니 불편은 했을 것 같다.


렌즈를 하고 잔 다음 날 아들은 갑자기 잘보여라고 했다. 그런데 한쪽만 잘 보인다고 했다. 다음 날에는 멀리 있는 건 잘 보여 했는데, 가까이 있는 게 안 보인다고 했다. 어쩜 아들의 오른쪽 눈 시력이 그다지 나쁘지 않아서 적당한 드림렌즈를 찾는 게 더 어려운 가 싶기도 했다.


그리고 아들은 여전히 렌즈를 불편해 했다. 한번 끼고 나면 잘 보여서 불편한데도 끼고 잔 보람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니 아들도 실망하는 듯 눈치다.


아들의 시력에 더 적당한 렌즈를 다시 해볼까 하다가 안경으로 돌아서기로 했다.

안경 처방전

오늘 안과에 드림렌즈를 반납하고, 아들의 시력검사 결과를 처방전으로 받아왔어야 했다. 안경 처방전이라는 게 있어야 안경점에서 안경을 맞출 수 있다고 해서 나는 아내가 시킨대로 안경 처방전도 좀 주세요.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다시 검사도 하겠지만, 의사선생님이 렌즈를 바꿔 끼워가며 정확한 안경렌즈 도수를 정하고 그 처방전을 주는 것이었다. 간호사분들이 아들을 데려 오셔야 해요 해서, 렌즈를 반납만 하고 왔다.

나는 의사선생님 말씀처럼 일단은 더 있어 봐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냥 필요할 때만 안경을 써도 되겠다 생각했다. 그리고는 든 생각이 안경이나 시력에 대해서 별로 아는 바가 없구나 하는 점이었다. 눈이 안 좋아지면, 안경을 써야 시력이 보호될까? 안경을 쓰기만 하면 모두 시력을 보호할 수 있나? 의사선생님이 안경을 선뜻 권하지 않은데에는 이유가 있을텐데 그건 무엇일까?


덧덧

그리고 나는 아들이 이왕 눈이 나빠진 거, 해리포터 안경을 쓰고 싶어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요즘 해리포터에 푹 빠져서 자라는 말도 안 듣고 몰래 해리포터를 읽고 있다. 그런데, 그건 그냥 내 생각이었던 듯. 이제 안경사러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