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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외면일기

쓴 자리

쓰는 사람

일이 아니라면 무엇이든 재미있는 이야기가 될 때가 있다.
학교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재미를 위한 건 적다.
오늘 앞자리 선생님이랑 이야기 하다가,
쏜살같이 자리를 잡고 앉아서,
각자 글을 쓰고 다시 헤어지는 모임은 어떻겠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이야기는 페트리코에서 시작되었다.
페트리코는 비오는 날 흙에서 나는 냄새다.

비를 맞으면 땅에 있던 박테리아가
향을 뿜어낸다.

오늘은 오랜만에 비가 왔고,
비오는 날 땅냄새 이야기를 하다가,
페트리코를 검색했고,
그걸로 글을 썼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그렇다면 글을 쓰는 모임은 어떤가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자의식이 강하면,
자유로운 글이 어렵고,
그래서 교사는 글쓰기를 꺼리고,
생리를 하는 여성은 담고 버리는
과정을 통해
남성과는 다른 순환을 가지고,
덕분에 의식을 버리거나 벗어나 글쓰기가 쉬운 편이고,
그러니 생리하지 않는 남성은
의식에서 자유로운 글을 쓰기 어렵고,
무의식을 건드리는 주제를 어렵게 생각한다고
이야기가 오갔다.

나는 일기를 쓰지만,
일기에서 조차 자유롭기 어렵고,
솔직하기 두렵다.

자유로울 수 있는 글쓰기는 거짓말 뿐일까.

쏜살같은 글쓰기를 하는 모임의 이름은 아마도
쓴 자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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