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관련 392

학교라는 공간이 문제가 아니야

학교는 년중 돌아간다. 오로지 방학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학교라는 공간은 휴식에 들어간다. 사람으로 붐비지 않는다고 해서, 교직원이나 학생들이 쉬고 있는 것은 아니다. 모두 알고 있지만, 방학은 쉬는 기간이었던 적이 없다. 그래도 공간은 새맞이를 한다. 부서진 팔걸이, 작은 실금, 더러워진 페이트, 낡은 창, 고장난 블라인드 등등. 사람이 사용하면 무엇이든 닳고, 누군가 챙기지 않으면 더러워 지고 위험해 진다. 학교 밖에서 목에 힘 좀 준다는 사람들은 학교가 감옥과 같은 구조라며 가끔 학교를 개조의 대상으로 바라본다. 학교를 지을 때 무슨 생각으로 네모낳게 만들었을까. 내가 학교를 다니던 때에 학교 건물은 굉장히 직관적이었다. 통로는 세 개로 중앙통로로는 학생들은 다니지 못한다. 중앙현관으로 들어가면 행..

언제 '이 학교'는 '우리학교'가 되나?

어제 오랜만에 사적이지만 공적인 것 같은 모임을 했다. 흥미로운 대화가 많이 오갔지만, 그중 대화 참가자들이 감정을 가장 많이 드러낸 부분은 이 학교라는 표현에 대해서 였다. 어떻게 자기가 근무하는 학교를 ‘이 학교’라고 할 수 있나. 마치 그건 같은 집에 사는 사람이 ‘우리 집’이 아니라 ‘이 집’이라고 말하는 것 같지 않는가. 공립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직원의 경우, 한 학교에서의 근무는 대개 5년이 되지 않는다. 짧게는 1년이 될 수도 있고, 길어봐야 5년이다. 내 주변을 보건대, 3, 4년인 경우가 많았다. 중고등학생들은 3년간 학교를 다니니까, 보통의 경우 학생들보다 더 오래 한 학교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기는 한다. ‘이 학교’라는 표현은 다분히 객관적이고 거리감 있다. ‘이 학교의 특징은 무엇인가..

겨울 방학 동안의 생활기록부

내 마음만 바쁜 출근길 딸은 티비 앞에 앉아서 양갈래로 묶고 땋아줘 오늘따라 내 굵은 손가락은 세 갈래 머리칼 사이를 어지럽게 오가고 머리칼은 흘러 내 손가락 사이로 빠진다 자꾸 딸을 유치원에 보내고 나면 시작되는 싸움 싸움이 끝난다고 누군가 이기는 건 아니다 생활기록부만 남는다 끝날 때까지는 늘 미완 매년 바뀌는 지침 하지 말라는 게 늘어나는 데, 해야 할 일이 줄어드는 건 아닌 듯 학생들의 활동이… 라지만, 올 한 해도 학생들은 대개 앞만 보고 책상에 앉아 있었다 대학은 요구하고, 학생들은 어리둥절하고, 교사는 속이 타고. 생기부에만 잡고 있어도 방학이 다 가버릴 것 같은데, 보충수업도 있었네 내일은 끝이 나니까 그래, 이제 시작이다. 싸우자

영어를 못한다고 단어만 가르칠 게 아니다

수업 상황 겨울방학 방과후 수업학업성취도 중하 수준 학생 고등학교 독해수업은 목적은 언제나 스스로 읽을 수 있는 사람을 만드는 데 있다. 수업은 학습자의 수준에 따라 다양한 모습이 되겠지만, 결국 목표는 그와 같다. 이때 어떤 영어 지문의 내용 이해를 시키기 위해서 반드시 단어 - 문장 - 문단 - 글전체 순으로 수업을 진행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학업성취가 낮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수업에서는 특히나 단어 - 문장- 문단 순으로 수업 활동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 겨울 방학에는 학업성취가 낮은 학생들에게 글을 마주했을 때, 자신의 배경지식을 활성화 시키고, 글 전체 내용에 초점을 맞추는 방햑으로 수업을 진행해 보고자 했다. 겨울방학 방과후 수업에 “기본반” 수업을 개설했다. 기본반의 목표는 “교과..

블로깅을 위한 사진 리사이즈 단축어 ios

대개 블로그 포스트는 아이패드나 노트북으로 작성한다. 휴대폰으로는 포스팅을 하지 않는다. 티스토리 휴대폰앱에서는 마크다운을 지원하지 않아 서식있는 포스트를 작성하기가 번거롭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찍어둔 사진을 원본으로 밖에 올릴 수 없어서 그렇다. 스마트폰으로 찍어둔 사진을 블로그에 원본으로 올리면, 글을 읽는 사람은 더 많은 데이터를 사용해야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글을 로드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 그렇다고 제 3의 앱을 설치해서 리사이즈만 하다니 번거롭고. 그러다가 오늘 좋은 단축어를 발견했다. 단축어는 애플의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앱인데, 사용자가 일련의 행동을 자동화 하거나(자동차 usb에 스마트폰을 연결하면 자동으로 플레이리스트를 실행시킨다거나), 여러 앱들을 묶어서 원하는 ..

귀신의 집 치웁시다

귀신의 집 꾸미기는 오늘 아침에도 끝나지 않았다. 학급 부스 운영시간은 10시부터 12시로 정해져 있었다. 학급 단톡에는 7시까지 오라는 반장의 메시지, 왜 안 오냐, 오는 사람 테이프 좀 가지고 와라… 귀신들 분장하고, 귀신의 집 통로를 마무리하느라 테이프를 붙이고, 입구부터 놀라게 할 것들을 준비하고, 안내해 줄 사람을 배치하고, 미션을 완성하는 사람들에게 찍어줄 도장도 준비하고, 와중에 쓰레기를 조금 치우고… 나도 출근해서부터 정신이 없다. 2학년에 좀비학급, 1학년에 우리반 말고 귀신이 하나 더 있었지만, 우리 반이 제일 인기가 좋았다. 학생들 말로는 고퀄이라고 했다. 밖에 기다리니 비명 소리가 연거푸 들려왔고, 교장선생님도 들어갔다 나오시면서 아주 무섭게 잘 만들었다고 칭찬(?)을 하셨다. 체험..

고등학교 축제 전야, 택배야 오너라.

우리는 언제까지 서로를 기억할까. 마스크 쓴 모습으로만 서로를 보다 보니, 나중에 마스크를 벗고 만나게 되는 날에는 서로 알아보기 힘들어 하지는 않을까. 축제전야 고등학생의 축제란 동아리 발표, 학급 부스, 갖가지 공연이 주된 테마다. 코로나가 아니라면, 서로 다른 학교의 축제에 구경을 가기도 한다. 여고라면 남학생들이 찾을 것이고, 남고라면 여학생들이 찾게 된다. 하지만, 지금은 ‘축제’라는 게 가능한가? 부터 따져봐야 하는 시기가 되었다. 우리 학교에서는 나름(?) 조심조심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학급별로 무언가 체험할 수 있는 꺼리를 만들어서 꾸미고 있다. 나는 그냥 보드게임장을 만들었으면 했지만, 학생들은 오늘 하루 종일 귀신의 집을 만들기 위해 애썼다. 애타게 기다리는 택배는 오지 않고, 해야 ..

다시 조여오는 코로나, 확진자

별 탈 없이 이렇게 쉽게 위드코로나로 진행이 되는 건가 의아해 하며 시간을 보내는 사이. 위드코로나는 위협 받고 있다. 70%이상이 백신을 맞고 나면, 집단 면역이..... 블라블라. 하지만, 그렇게 진행되지 않았고, 오늘 뉴스는 온통 긴급한 방역조치로 가득 차 있다. 학부모 단체는 학생들에 대한 방역패스가 반발이 심하고, 와중에 더 많은 학생들이 코로나 접종을 하고 있다. 자식이 걱정되어서 백신을 맞게 하는 사람과 자식이 걱정되어 백신을 맞지 못하게 하는 사람들. 얼마전 공문을 기준으로 하면, 위드 코로나 시대에는 숙박형 체험학습까지도 가능하던데, 그게 지금 가능이나 할 소리인가. 부산에 쇼미더머니 공연을 예약했다는 학생은 복도에서 보니 코로나 겁이 나서 예약을 취소했다고 한다. 이런 시점에 그런 공연..

2021년 수능 감독 후

감독수당을 받고, "감독선생님들, 수고 많았습니다." 라는 인사를 들으며 퇴근했다. 오늘 하루 근무한 학교 앞 도로가 좁아서 빠져나오는 데 시간이 걸렸다. 다리는 부은 것 같은데, 그렇다고 아주 피곤한 것 같지는 않았다. 아침에 차를 큰 나무 아래 댔었는데, 새가 똥을 싸뒀다. 인사한 거니? 그리고 하루사이 내 차에 내려 앉은 나뭇잎이 수십개가 되었다. 차를 몰아 나오는 데, 나뭇잎이 날리고 나는 깜빡 놀랐다. 부정행위를 잡는 게 목적은 아닌 감독이지만, 그래도 하루 종일 눈에 힘을 주고 있었더니 미간 사이가 피곤하다. 아마도 시험을 치는 학생들도 무척이나 피곤하겠지. 오늘은 쿨쿨 잠든 수험생을 보지 못했다. 다들 열심히 잘 하더라. 예전에 근무하던 학교 학생을 몇 명 시험장 안에서 보기는 했지만, 당연..

25분만에 구글크롬 마스터하기

구글 크롬은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브라우저 중에 하나입니다. 조금은 무겁기는 하지만, 여러가지 강력한 기능을 제공합니다. 원치 않는 광고를 막을 수도 있고, 유튜브를 활용할 때, 보고 싶지 않은 추천 메뉴 등을 가릴 수도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저는 자주 사용하는 검색사이트(네이버 영어사전 등)를 등록해두고, 주소 줄에서 바로 단어 검색이 가능하도록 해두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구글 크롬이 익숙치 않은 분에게는 분명 도움이 될 것입니다. 처음부터 보시거나, 타임라인을 참고하여 필요한 내용만 보시면 되겠습니다. 학생들을 위한 수업 영상은 지속적으로 제작하고 있지만, 선생님들을 위한 팁영상은 늘 묵혀두기만 합니다. 그런 와중에 구독자가 하나 둘 늘어서, 좀 더 지속적으로 영상을 올려서 도움을 드려 봐야 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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