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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외면일기

20190619 #글요일 주제 : 책(혹은 글)읽기에 대한 나의 최초의 기억

 

 

#글요일 주제를 매주 정하는데, 대개 수요일 아침에 정한다. 미리 정하면 좋겠지만, 굳이 미리 정할 이유도 없다. 나만 먼저 주제를 알고 있으면 반칙인 것 같기도 하고. 수요일, 같이 만나기 전까지 글요일에 대해 생각하다 보면 여러 가지 주제가 머릿속을 지나가다가 결국 제일 좋은 녀석이 나온다. 모이는 사람도 다르고, 장소도 다르고, 모임에 가면서 보는 것도 다르다. 가는 길까지 내 마음속 주제 리스트는 영향을 받는다. 오늘의 주제도 아침에 정했다. 

 

 

<모든 운동을 책에 기초한다>(슈테판 츠바이크, 유유출판사, 2019.)를 읽던 중이었다. 츠바이크는 여행 중 만난 재치 있는 소년이 문맹인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경험을 통해 '책이 없는 세상', '글을 읽지 않는 자신의 삶'이 어떨 지에 대해 생각한다. 그는 이렇게 썼다. 


나는 생전 처음으로 문맹을 만났고, 게다가 그는 유럽인이었고, 심지어 영특하다 판단해 친구처럼 대화를 나누던 이였다. 그렇게 글자로부터 차단된 머릿속에서는 세계가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지 알 수 없어 괴로웠다. 나는 읽지 못한다는 것이 어떤 것일지 곰곰이 생각해 보려고 했다. 

 

그래서 오늘의 주제는 '책(혹은 글)읽기에 대한 나의 최초의 기억'이다. 책을 읽기 전과 읽게 되는 시기를 명확히 구분하기는 어렵다. 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는 어쩔 수 없이 다양한 텍스트에 노출되고, 독서를 할 수밖에 없게 된다. 하지만, 공교육의 시작 시점을 '나의 책 읽기에 대한 최초 기억'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문자를 해독하는 능력이 생기고 '자발적으로 무언가 읽게 된 시기'에 대해 글을 쓰고 싶었다. 개인에게 있어서 역사적인 순간이다. 꼭 최초의 순간이 아니더라도, 책에 의한 강력한 충격에 대한 기억이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오늘 글쓰기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