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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외면일기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아보세요

글쓰는 수요일이라는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오늘은 세번째. 

 

블로그 글을 쓰든, 페이스북에 짧은 단상을 올리든 글은 혼자서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글요일 이벤트를 페이스북에 공유하면서, 책읽기는 혼자서도 가능하지만, 쓰기는 같이 모이면 더 좋다고 썼다. 

 

오늘 모여 글을 쓰고 다른 분의 글을 들으면서, 초보 독서가가 여러가지 책을 읽고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게 좋은 것만큼이나, 초보글쓰기꾼은 같이 모여 쓰고 다른 사람의 글을 듣는 게 좋은 경험이 된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한때, 그러나 여전히, 아직도 박물학자 혹은 폴리메스 혹은 전인이 되기를 꿈꾼다.(라고 말하지만, 정말 꿈에 가깝지 않은가) 오늘 다른 분들의 글을 읽으면서 우리를 둘러싼 거의 모든 것에 대해 공부하는 것이 어쩌면 가능할지 모르고, 다양한 학문분야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살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여러 인생을 살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은 내가 보지 못한 것을 보고, 내가 듣지 못한 것을 듣고,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듣고, 감사해하고, 즐거워하고, 고마워 하기도 한다. 

 

말이 아니라 글을 통해서 그 사람들의 생각이 다분히 차분한 상태로 나에게 전달되고, 나는 글을 통해 그들의 삶을 다시 산다. 이런 글이 반드시 수필이나 에세이가 아니라도 상관이 없다. 소설의 형식을 빌린다고 해도 가능하다. 

 

오늘의 글쓰기 모임 도입 활동은 '오는 길에 본 것에 대해 쓰기(2분)', '아홉 살 마음사전에 등장하는 감정을 나타내는 말을 보고 에피소드 이야기해보기'였다. 각자 다른 것을 보고 한 자리에 풀어놓고 나누었다. 그렇게 말로 풀어낸 것은 그대로 글감이 된다. 마음 사전에 등장한, '사랑해', '산뜻해', '야속해', '당황스러워'에 대한 각자의 에피스드도 모두 나눌 거리가 되고, 그대로 글의 소재가 된다. 

 

세번의 모임 동안 쓴 글은 구글문서에 차곡차곡 모으고 있다. 이대로 모으기만 해도 참여한 우리에게 큰 선물이 될 것 같다. 

 

#4회모임멤버모집합니다 #글요일 #글쓰는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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