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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가정에서 시작하는 독서, 학교에서 완성되는 독서 - 도란도란 책모임(백화현) 내가 좋아하는 건 분명 책 읽기라는 걸 독서모임 4년 만에 확신하게 되었고, 이제는 학생들과, 동료 선생님들과, 가족과도 책모임을 해보고 싶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책모임을 하고, 학교에서는 특히나 어떻게 학생들과 책모임을 해갔는 지 궁금하다. 이 책은 2013년 발행되었고, 백화현 선생님이 그 이전부터 실천해온 독서 모임을 꾸준히 기록하고 발전시켜 온 결과물을 엮은 책이다. 이렇게 한 학교에서의 다양한 독서 동아리가 이슈화 되는 일은 많지는 않은 것 같다. 그리고 이미 7년 전의 책이지만, 아직도 전국적으로 학교 독서모임이 전파된 것은 아니니, 학교에서 함께 책 읽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게 쉬운 일이 아니란 건 확실하다. 책의 내용을 보자면 최근에 읽었던 독서동아리 100개면 학교가 바뀐다(서현숙,.. 더보기
오랜만에 글쓰기 책 : 마흔의 글쓰기 (명로진) 나이가 들어간 책 제목은 선택하지 않는다. 이 책은 순전히 저자 때문에 고른 책이다. 명로진 EBS 라디오 진행자이면서, 여행가이면서, 작가이자 글쓰기 강사. 이 책은 7년 전인데 그 당시 37권의 책을 썼다고 했다. 마치 내가 살고 싶은 삶은 어디서 살고 있는 사람 같지만, 그런 생각은 빨리 접자. 내가 원하는 삶은 나만 살 수 있으니까. 다른 사람의 삶이란 흘끗 보고 평하기는 좋지만, 나의 것이 아니다 아무튼 그이 목소리와 그가 영어를 말할 때의 톤 때문에 라디오에서 갑자기 마주치면 차에서 내릴 때까지 듣고는 했다. (일부러 찾아서 듣는 열성팬이 아닌 점은 갑자기 미안해지지만. 팬이란 하나의 주체가 아니라 다양한 스펙트럼이라는 점에서 나 같은 팬도 팬이다.라고 해두자.) 아들과 도서관에 가서 혼자 책.. 더보기
초등 아들과 뽀모도로 연습하기 삼일 전부터 아들과 같은 책을 읽기 시작했다. 위 사진에 보이는 책이다. 오른쪽의 영어 원서 제목이 더 좋고 표지도 좋은 것 같은데, 우리말로 직역한다고 해서 좋은 제목이 될 것 같지는 않다. 분명 번역해서 출팔하는 측에서도 고민은 많이 했을 듯. ‘배움에 대해 배우기’ 정도면 어땠을까 싶지만, ‘배움’은 ‘공부’보다 폭넓어서 출판사에서는 ‘공부 방법’에 초점을 맞춘 것 같다. 책의 내용을 잘 드러내는 제목은 번역책이기는 하다. 뇌신경학자가 뇌과학을 기반으로, 효과적으로 생각하고 기억하고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 다루고 있지만, 그 공부가 반드시 성적에 대한 것은 아니다. 어떻게 생각하고 공부할 것인가? 에 대해 설명하는데, 글이 쉽고 초등고학년 정도에게도 어필할 만한 재미있는 비유와 삽화를 사용하고 있다... 더보기
데자뷰의 순간 : 내 책장에 접근하는 아들 데자뷔라는 현상이 있거나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사람들이 이름 붙인 것을 보면, 여러 사람이 비슷한 현상을 경험했고, 그걸 이야기하다 보니 지칭해야 할 단어가 필요했을 수도 있다. 우리는 미래를 보지 못하고 오로지 과거를 회상할 뿐인데, 과거에 했던 일을 똑같이 반복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정말 우리가 같은 일을 거의 같은 상황에서 두 번 하는 것일까? 데자뷔는 낯선 상황에 대한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이미 했던 것처럼 만들어 버리는 우리 뇌의 속임수라는 글을 읽을 적이 있다. 하지만, 반드시 불안하거나 부정적인 상황에서만 데자뷰를 경험하게 되지 않으니 그 설명은 반 정도만 맞는 것은 아닐까? 매트릭스에서 빨간약을 삼킨 네오는 매트릭스로 들어갔다가 데자뷰를 경험하게 된다. 복도 한쪽에 있던 검.. 더보기
소설을 읽다 잠시 멈추었을 때 어렵게 얻은 듯한 주말밤 소설을 다 읽는 데는 5시간 쯤 걸릴까. 영화를 보는 데는 2시간 30분쯤 걸린다. 더 짧은 시간 안에 더 강력한 재미를 느끼려면 유튜브로 가거나, 넷플릭스를 떠돌아야 한다. 감상하는 대상의 시간이 길수록 거기서 얻을 수 있는 기쁨이나 가치가 더 깊고 풍부할까? 아마도 그렇다는게 내 생각이다. 영화는 보다 멈추면 멈춘다. 하지만, 소설은 읽다 멈춰도 멈추지 않는다. 영화는 나의 밖에서 발생하고, 소설은 내 안에서 상영된다. 무엇이 뛰어나며, 무엇이 더 좋은 지는 분명하다. 깨닫는 데 시간이 한참 걸리고, 실천하는 데 또 한참이 걸린다는 점이 문제. 적어도 나에게는 진실. 더보기
내 침대 머리 책과 사연 우리 집에서 가장 정리를 열심히 잘하는 사람은 아내다. 그래서 내가 마음대로 어질러 놓을 수 있는 공간은 거의 없다. 하지만 유일하게 아내가 잘 건드리지 않는 곳이 있으니 그곳은 바로 침대 머리 맡. 요즘에는 학교에서 늦는 경우가 많고, 잠은 10시나 10시 30분 안에는 자야 해서 책을 읽는 시간이 줄고 있다. 학교에서는 책을 펴는 일이 거의 없고, 모두 수업을 위해서다. 골라두고 읽어야지 했던 책들이 쌓이는데, 책을 한 권 잡고 읽다가 다른 책으로 건너가는 경우가 많다. 좀 어려우면 다른 책으로 갔다가 다시 돌아오기도 한다. 나에겐 아주 자연스러운 일인데, 한 권의 책을 끝내는 데 시간이 좀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지금 내 침대 머리에 쌓여 있는 책 문학의 공간 감각의 박물학 인간의 피안 Eng.. 더보기
죽음이 남긴 자리를 치웁니다. 죽은 자의 집청소 책 제목을 보라, 읽지 않더라도 제목 때문에 책을 한번 더 보게 된다. 나는 몇 몇 미디어에서 책을 접했고 결국 사두기는 했다. 그럼에도 또 몇 달간 읽지 못하고 두었다. 스스로를 중년 남성이라고 인식하는 경우가 별로 없지만, 건강에 염려하는 부분이 생길 때마다 내가 어릴 적보다 훨씬 죽음에 가까워졌구나 하고 생각할 때가 있다. 그런 생각이 들면 도리어 뒤로 물러서서 겁을 먹게 될 때가 있다. 아예 이야기하지 않는 게 좋은 소재라는 생각, 생각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은 소재라는 생각. 책을 펼치고 저자의 문장에 놀라게 된다. 이 책은 청소하는 노동자로부터 시작한다기 보다 시인을 꿈꾼 사람에서 시작한다. 책을 읽고 글을 쓰려고 하다가 그는 어쩌다가 특수청소라는 분류하기도 어려운 일을 하.. 더보기
나이듦이 불편해 https://www.gannett-cdn.com/-mm-/6e34516b070d7261b8046b81fcd2b4cfe6c28be1/c=0-798-1688-1752&r=x1683&c=3200x1680/local/-/media/2017/12/22/USATODAY/USATODAY/636495525561451255-Leguin-NoTimeToSpare-hi.jpg 어디가서 내가 나이 들었다 말하면, 분명 죄송해지겠지. 나보다 나이 많은 분들을 만나는 경우가 훨씬 많으니, 내가 지금 말하려는 불편을 그 분들은 더 느끼고 있겠지. 그렇지만, 이 불편에 대해 기록함으로써, 앞으로의 불편에 어떻게 내가 적응할 지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겠다 싶다. 아내는 일을 미루는 편이 아니다. 새해가 시작되었고, 올해는 건강검진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