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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도시의 흉년 중 - 부모와 자식 관계에 대해 읽고 리디 셀렉트에서 박완서 작가님 작품만 쭉 읽어도 본 전은 되겠다 싶다 생각하며.. 10년 넘게 부모로 살고 있고, 40년 넘게 자식으로 살고 있지만, 부모와 자식의 관계란 늘 변하고 변하여 충분히 사람을 이해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늘 다시 느낀다. 박완서 작가님의 도시의 흉년을 느끼면서, 나는 작중 화자인 수연이를 통해서 갖은 감정을 느끼고 있다. 40년 넘게 자식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나를 대하는 부모님을 보면서, 부모님의 모습에도 열심히 적응하려고 애쓰는 중이다. 내 부모님에게 자식이 나뿐인 것은 아니라 다행이다. 엄마는 딸들과는 거의 매일 통화하는 것 같고, 아빠도 나보다는 누나나 동생에게 더 자주 전화를 한다. 내가 그래도 가장 가까이 있으니 손이 필요한 경우에는 내가 도와드리지만, 아빠가 .. 더보기
자전거 출퇴근과 패턴 형성에 대해서 매일 같은 길로 출퇴근을 한다. 몇 번 가보지 않았을 때는 여러가지 시도를 했다. 다른 길로 꺾어 가기도 하고, 멈춰서 사진을 찍고 가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늘 정해진 구간으로 간다. 패턴이 생기면, 예상가능한 것들이 늘어난다. 이제 한 신호를 받고 나면 다음 신호에도 걸린다는 걸 안다. 다리를 건널 때에 제법 열심히 달리면, 신호를 기다리지 않고도 횡단보도를 통과할 수 있다. 며칠 전에는 늘 지나는 다리에서 매일 같은 풍경을 찍어볼까 했는데, 거기서 잠시 멈추니까 더 많은 신호에 걸리게 되었다. 블로그에 글을 올리기 위해 패턴을 만들었다. 대개 초안은 심플노트에서 작성, 이미지는 imgbb에 업로드, imgbb에서 받은 html 코드에 width=“700” 속성을 더 하고, 그걸 복사해서 심플노트.. 더보기
우리에게 혼자만의 시간은 얼마나 필요할까? 오늘도 밖으로 자전거를 타러 나갔다. 겨울에만 바람이 센 건지, 내가 자전거를 타려 할 때만 바람이 센 건지, 아님 내가 힘이 약해 바람은 모두 세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바람 덕분에 한 시간 정도만 타도 '이제 집에 갈 때가 되었어.' 하는 생각이 든다. 오늘도 한 시간 정도의 시간을 확보했다. 나 혼자일 수 있는 시간. 나에게 혼자만의 시간은 도대체 얼마나 필요한 것일까? 군대에서 바다를 보며 경계 근무를 할 때에는 정말 나 혼자인 시간이 많았다. 대체로 하는 일이 3교대로 돌아가며 바다를 쳐다보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낮에는 배들이 자주 지나가서 제법 바빴지만, 새벽 시간은 정말 할 일이 없었다. 게다가 같이 근무서는 선임이 작은 격실로 들어가서 잠에 들면 더 조용했다. 그저 찬 바람을 맞으.. 더보기
생각을 꺼내어 볕좋은 데 내놓기 소로우의 일기를 아주 천천히 읽고 있다. 그는 왜 매일 그렇게 글을 썼을까? 그의 글을 보면, 그가 얼마나 ‘표현’에 신경을 썼는 지도 알 수 있다. 머릿 속에 있는 생각이란 건 정리되어 있지 않은 것, 정교하지 않은 것,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것, 출처도 방향도 불명확, 부정확한 것. 하나의 문장을 쓰는 것은 완전히 창조적인 행위이다. 글을 쓸 때 우리는 들었거나 보았던 것들의 목록(library)에서 골라 옮겨와(transit) 배열(arrange)하지 않는다. 생각을 표현하는 것은 머리에서 종이로의 정보의 이동과정이 아니다. 생각한 것을 표현하는 것은 분석, 이해, 적용, 종합의 과정, 전이의 과정이다.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새로운 차원의 생각의 과정이다. 생각은 무한하고, 출구(글이나 말)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