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관련/수업이야기

영문법 | 5형식 문장에서의 보어(complements)

타츠루 2021. 4. 6. 19:21

문법 내용을 수업 준비할 때는 간략히 정리된 책이 아니라, 두꺼운 참고도서를 읽기를 좋아합니다. 세세한 부분까지 짚어주고 작은 차이까지 설명해주기 때문에, 결국 전체 내용에 대한 내용을 깊게 해줍니다. 학습이란 정교화의 과정이니, 개괄적인 부분부터 세세한 내용까지 폭넓게 접하는 것이 결국 한 부분에 대한 이해를 높여 줍니다.

The Teacher’s Grammar of English

문법 준비를 하면서 읽는 책 중에 가장 좋아하는 책은 Ron Cowan 이 쓴 The Teacher’s Grammar of English(Cambridge, 2011)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문법 영역 전반을 다룰 뿐더러, EFL (English as a Foreign Language)상황에서 영어를 배우는 학습자가 자주 틀리는 부분까지 설명하고, 어떻게 가르치면 좋을지에 대한 제안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지난주에는 수동태 부분을 준비했고, 이번주에는 분사와 분사구문에 대한 학습지를 만들었습니다. 단, 이 책에는 분사 파트는 따로 없고, 다양한 동사형태(to 부정사, 원형부정사, 현재분사)가 문장의 (목적)보어로 사용되는 데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일단 complements로 쓰고 있는데, 우리 학교 문법에서 보어는 대개 ‘주격보어’와 ‘목적격보어’로 사용합니다. 제가 잘못 알 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 교재에서 설명하는 보어를 필요로 하는 동사는 우리 학교문법에서는 5형식 동사라고 부르는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여기에서 문제가 좀 있습니다.

5형식 문장의 기본 형태 : 주어 + 동사 + 목적어 + 보어

동사 뒤의 위치는 ‘목적어’로 보고, 보어에는 제법 다양한 형태가 올 수 있습니다. 부정사, 원형부정사, 현재분사, 과거분사, 형용사 모두 가능합니다.

그런데, 이 교재는 complements의 종류를 언급하면서 우선 동사 뒤에 따라오는 that 절부터 설명합니다. 그리고 to 부정사, 원형부정사, 동사-ing형을 설명합니다.

that절이 보어라면, 이 문형은 주어 + 동사 + 보어 의 형태를 가지게 됩니다. 이를 취하는 동사는 think, believe 입니다. 여기서도 보통 학교에서 말하는 문법과도 차이가 있습니다. 대개 think, believe 동사 뒤는 목적어로 보고 that절 이하가 명사절로 동사의 목적어 역할을 하는 것으로 가르칩니다.

이 책은 일단 보어의 형태를 중심으로 설명을 진행했기 때문에, 주어 + 동사 + (목적어, 혹은 보어의 주어) + 보어 의 형태가 됩니다.

이 보어의 개념이 문제가 되는 것은, 학생들에게 먼저 주격보어를 가르치고, 그 연장선상에서 목적격 보어를 가르치기 때문입니다. 2형식 문장은 주어 + 동사 + 보어 로 구성됩니다. 이때의 동사는 linking verb 라고 칭하며, 그 이름이 보여주는 것처럼 별다른 의미를 가지지 않고, 주어와 보어를 연결만 합니다. 이때 보어로 사용될 수 있는 단어는 명사나 형용사입니다. 보어로 사용되는 명사는 주어와 가리키는 대상이 같습니다. He is a teacher. 에서처럼 He = a teacher 가 됩니다. 부어로 사용되는 형용사는 주어가 가질 수 있는 성질이나 특징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습니다. He is kind. kind 는 he 의 특징 중 하나가 됩니다.

이런 주격보어의 특징을 기반으로 목적격 보어를 설명하면, 자연스럽게 목적격 보어로 사용할 수 있는 품사는 명사나 형용사가 됩니다. 현재분사(-ing)나 과거분사(-ed)를 포함해서 다양한 단어군이 형용사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단, to 부정사, 원형부정사는 형용사처럼 쓰인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학교문법에서는 5형식 문장(주어 동사 목적어 목적보어)을 가르치면서, 형용사처럼 쓰일 수 있는 단어 외에 to 부정사, 원형부정사 등도 목적보어로 사용할 수 있다고 가르칩니다. 그리고 대개 설명을 덧붙이기를 5형식은 사실상 더 여러가지 단계로 분류되기도 한다고 말합니다.

정리의 방법으로 보자면, 문장을 5형식으로 나누고, 목적어+목적보어로 설명하는 게 더 수월해 보이는데, 주어 + 동사 + 보어의 형식으로 설명하면 더 다양한 분류가 가능합니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는 예문을 덧붙이지는 못했지만, 보어를 취하는 동사들은 대개 ‘목적어’에 어떤 상태적 물리적 변화를 일으키지 않는 것들입니다. 이 책을 처음부터 정독하면 문장의 분류에 대해서 좀 더 굳은 구조가 설지도 모르겠습니다. 목적어를 취하는 동사들의 특징을 좀 더 정확히 밝힐 수 있다면, 보어를 취하는 동사들과 구분하는 게 좀 쉬워질 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