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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

합천에서 찾은 데이트의 추억 아마도 아내와의 첫 데이트는 영화관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두 번째는 해인사였던 것 같다. 그 겨울에 왜 해인사에 갈 생각을 했던 것일까. 아내와 나는 진주에서 버스를 타고 해인사에 갔다. 하늘은 흐렸고, 우리는 추웠다. 해인사 버스 터미널에 내렸을 때 호객을 하는 사람들이 제법 많았고, 우리는 식당 한 곳으로 들어가서 아마도 산채비빔밥을 먹었을 게다. 그리고 해인사를 보고 내려왔을 때, 다시 몸은 차가워졌다. 그래서 터미널 옆 매점으로 들어갔다. 석유난로가 있었고, 따뜻한 무언가를 얻어 먹으며 기다리다가 버스를 타고 진주로 왔다. 아이들이 생기고 합천을 해인사를 여러번 갔다. 그런데 해인사 버스터미널까지 올라간 건 그 데이트 이후로 처음인 것 같다. 그렇게 아이들과 맛있는 밥을 먹었다. 아내와 나는 잠.. 더보기
친구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친구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출근]] 길에 친구에게 전화가 와 있었다. 아침부터 무슨 전화인가. 불안한 예감이란 불안한 일이 일어날 것 같아서 걱정되는 마음에서 비롯되어 이미 불안하다. 친구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치매가 발병했다는 이야기는 이미 들었었고, 요양병원에 계시다는 말도 이미 들었었다. 그리고 갑자기 돌아가셨다. 친구들과의 단톡방에 소식을 올렸다. 오늘 같은 날을 대비하겠다는 모임은 아니지만, 조금씩 회비도 모으고 있었다. 개인별로 부조할 만큼의 금액에 상당하는 돈을 부조하기로 했다. 친구의 의견을 들어 화환도 보내기로 했다. 일하면서 친목회 총무를 하면서 알아둔 꽃집에 연락을 했다. 그날 밤 친구 둘은 장유에서 진주로 넘어왔다. 저녁을 먹었지만, 장례식장에서 또 저녁을 먹었다. 이런데서는 .. 더보기
혼자만의 존 윅 시험 기간의 마지막 날, 내 생일이기도 했다. 생일이라고 친구들을 모아놓고 축하하는 일 따위는 이제 없다. 가족들과 저녁 시간을 보내기 전 약간은 필사적으로 나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로 한다. 존 윅4 1편이 제일 재미있었던 것 같다. 그깟 개 때문에... 라고 시작할 만하지만, 누군가를 빡치게 만드는 건 어떤 것에 애착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그리고 존 윅4 에서는 또 다른 개 때문에 약간의 전환이 일어난다. 이야기 구성에서 몇 가지 마음에 들지 않는 점도 있었지만, 그래도 좋았다. 존 윅의 액션. 주짓수와 총기를 합친 씬이 좋았다. 영화를 보고 나서 인상적으로 생각했던 것은 영화 속에서 서로 이름을 불러주는 캐릭터들의 모습이었다. 특히 존 윅이 윈스턴을, 윈스턴이 "조나단"을 부를 때 좋았다... 더보기
숨어서 자전거 타기 빛을 가르고 그림자 속으로 파고 든다. 더보기
세탁기에 넣으면 안되는 것 딸은 갑자기 울고 있었다. 일어나자 마자 왜 딸은 울었어야 했을까. 오빠랑 싸웠나 했더니 그것도 아니었다. 선생님에게 받은 쿠폰 때문이었다. 짝을 바꾸는 날, 자신이 원하는 짝을 선택할 수 있는 쿠폰이 바람막이 재킷 안에 들어가 있었던 것이다. 그걸 나는 빨았고, 딸은 그걸 아침에 일어나서 알게 된 것이다. 진심으로 울 일이 있고 되돌릴 수 없는 일도 있다. 선생님에게 대신 말해주겠다고 엄마가 안심을 시켰지만, 딸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나중에 아내가 선생님에게 전화를 했단다. 그리고 딸이 일어난 일을 이미 선생님에게 이야기 했단다. 장하다, 우리 딸. 더보기
블랙리스트 again. 시즌 9의 마지막 에피소드로 이 드라마는 끝난 줄 알았다. 하지만.. 타다!! 시즌 10으로 돌아온 ‘블랙리스트’ James Spader 현학적인 말투가 특히 좋다. 넷플릭스를 끊지 않고 기다린 보람이 있다. 더보기
대구 인터불고 호텔로 연수 출장 대구로 출장이다. 대구라고 생각하고 차를 몰았는데, 목적지인 인터불고 호텔은 가깝지가 않았다. 마지막 남은 이름표가 내 것이었다. 고교학점제 연구학교 업무 담당자 연수 출장인데, 다들 힘듦을 토로한다. 지역별로 차이가 있기도 한데, 여러 자료가 너무 흩어져 있다는 한 선생님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오늘 일정을 마치고 저녁을 먹고 브롬톤을 꺼냈다. 오버홀을 하고 도색도 새로 하려고 차에 실어 왔는데, 금호강을 따라 나 있는 자전거 길을 보니 한번 달려 보고 싶었다. 바람이 많이 불어 출발할 때는 바람을 일부러 바람을 맞으며 갔다. 돌아오는 길은 순풍. 자전거를 싣고 이곳저곳을 다니는 것도 재미가 있겠구나. 대구의 바람을 실컷 맞고 숙소로 들어왔다. 오랜만에 혼자하는 밤. 어색하고 이상하다. 더보기
봄, 나의 빛나는 아이 늘 그립고 사랑스럽고 그립고 사랑스러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