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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아빠로살아가기

올해 첫 경남도립술관 관람기


작성시작 : 2월 12일 23:01


오늘은 일요일. 
늘 그렇듯 아이와 하루 종일 집에만 있으면 되려 시간이 안 가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아, 이것도 늘 그렇다고 하기에는 문제가 있네요. 저야 학교로 출근을 하고 퇴근해서야 아이를 보니 아내가 느끼는 (잘 놀아줘야 한다는) 부담감을 저는 느끼지 못합니다. 하지만, 주말에 아이와 집에서 하루를 보내면 꽤 힘들더군요. 

오늘은 날씨가 좋아서 갑작스레 미술관으로 향했습니다. 

창원처럼 작은 도시의 좋은 점은 차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이 짧다는 겁니다. 미술관까지 가는 데 차로 걸리는 시간은 15분 정도. 커피도 한잔 사서 얼른 마시고 미술관으로 갔습니다. 아들이 타줄지 말지 몰랐지만 일단 유모차도 빌렸습니다. (유모차를 빌리려면 신분증을 맡겨야 합니다. )


지금 전시되고 있는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습니다. 

  • 전시기간 : 2012. 1. 19 ~ 4. 18. 
    입장료 : 성인 1,000원

1. 작업의 정석
2. 인도네시아 현대사진전
3. 2011 신소장품전
3. 현역작가초대전 "아버지의 고향" 김완수
4. 싱글채널 비디오 "in the box"

아침을 먹이고 낮잠을 조금 재우고 갑작스레 나간 덕분에 전시장을 둘러볼 시간이 한 시간 정도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마트에 잠시 들리고 해야 해서, 전시를 한번에 다 보겠다 욕심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1층에 전시중인 '작업의 정석'과 2층에 전시중인 '인도네시아 현대사진전'만 보고 올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인도네시아 사진전은 그냥 훑고 오는 정도 밖에 안 되었네요.  

아직 걷지도 못하는 아이와 가는 전시인만큼 색깔이 풍부하고, 입체적인 작품이 좋은 것 같습니다. 때마침 작업의 정석 작품들은 다양한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었고, 조형작품들도 있어서 좋았습니다. 게다가 사진까지 찍을 수 있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저렴한 가격에 이런 전시를 구경할 수 있어서 다시 한번 감사한 마음이 들더군요. : ) 이런데 세금이 잘 쓰여져야..

사진과 함께 분위기를 좀 보시죠.  



입구에서부터 작품이 우리를 맞이합니다. : )
불빛도 나오니 아들도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저런 질문도 합니다. 

"왜 방독면을 쓰고 있을까?"
"방독면이 뭘까?"





고양이를 알아보는 아들이 고양이를 가리키더군요. 상남동을 스케치한 부분도 있어서 더 반가운 작품이었습니다. 도시의 고양이에 대해 그렸는 데, 마커펜으로 짧은 수직의 선들을 이용해서 묘사한 작품인데, 저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들에게 "야~옹, 야~옹" 소리도 들려줍니다. (제가.)
 



고양이의 코는 BMW 자동차더군요. : )
 







톰과 제리를 소재로한 작품도 있었습니다. 

작품 제목이 '집착' '빵!빵!빵' 등이었는 데, 톰과 제리야 말로 '애정'관계에 있는 주인공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로가 없으면 존재의 이유가 없는? : )
 





빠마 머리가 너무 내츄럴한 저. >.<




상상 속의 동물을 다양하게 표현해 놓았더군요. 순~한 바위를 갖다놓은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애니메이션 원령공주가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작가의 그림도 있었는 데, 알록달록한 색깔들도 너무 이쁘더군요. 
 






계속 이어집니다. 
 






요 작품은 만지지 말란 말도 없고, 접근 금지선 같은 것도 없어서 아들이 한번 만져보게 했습니다. : )
 




이건 다른 작품인데, 큰 벽을 가득 채울만큼 큰 공간을 차지한 작품입니다. 노란 바탕에 파랑색으로 그려졌는 데, 제가 흑백으로 바꾼 겁니다. 작품을 만들 때 얼마나 공이 들어갔을지 느껴지더군요. 
 




소중한 초상권의 소유자 아내는 이렇게 사진도 잘 찍어줍니다. : )
아들이 제일 좋아했던 작품. 




제가 좋아했던 작품







작품과 잘 어울리는 우리 아들의 표정 : )




아빠와 아들




인도네시아 사진전의 사진들 모두 좋더군요. 사람이 주제인 사진들이라 참 좋았습니다. 특히나 라이팅이 멋드러진 사진들이 많았습니다. 다음에 다시 가면 천천히 좀 둘러보고 싶었습니다. 아내에게 부탁해서 찍어달라고 한 작품들. 
 






이렇게 금방 돌아보고 집으로 향합니다. 그전에, 1층 안내데스크 뒷편에 마련된 수유실에서 아들 팬티(기저귀)를 갈아줬습니다. 작동중이진 않았지만, 가습기도 있고, 전자렌지도 있고, 온풍기도 있습니다. 그리고 수유할 수 있는 소파와 수유쿠션도 있었습니다. 또 한켠에는 아이의 기저귀를 갈 수 있는 곳도 있었구요. 아내의 말대로 꽤 괜찮은 수유공간을 만들어둔 것 같습니다. 늘 조금 따뜻하다면 더 좋겠지만. 흠. 그래도 깨끗하고 좋았습니다. : )

아들이 부릉부릉 하길래 변을 본줄 알았더니 그냥 방귀만.. 내보낸 거였더라구요. 그래서 험한 꼴(?) 안 봤네요. 그리고 무사히 마트까지 들렀다가 집에 도착. 시간도 금방 가고 아주 좋았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