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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아빠로살아가기

순둥이 우리 아들



















3월 13일 태어난 우리 아들,
2박 3일은 엄마가 회복하는 동안 같이 병원에서 기다리고,
오늘은 조리원으로 옮겨왔습니다.

엄마가 젖먹이는 걸 힘들어 해서, 통곡마사지라는 것도 받고 왔네요.
피곤해서인지, 배가 고파서인지 오늘은 꽤 우는 것 같은 울음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혹시나
'남들과 다르게' 아프거나, 모자라거나 걱정이 되니,
다른 애들만큼 자지러지게 울지 않으니 것도 신경쓰이더군요.

그래도 오늘은
제 아들을 처음 안아본 날입니다.

아들을 안고,
아들은 쳐다보고,
쓰다듬어도 보고,.. 그랬네요.

아이를 출산하는 날,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에 대한 존경심이 다시 생겨난 것처럼,
아이를 처음 안아본 날,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이 다시 존경스러워 집니다.

'잘 키우겠다' 다짐하지 않고,
'사랑으로, 열심히' 키우겠다 다짐합니다.

'내가 원하는 뜻대로' 널 이끌기 전에,
네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도 귀기울이는 아빠가 되고 싶구나 아이에게 마음으로 말합니다.


아내의 임신, 출산부터 오늘처음 아이를 앉기까지
여러번 눈물을 글썽거렸고, 눈물을 훔친 것 같습니다.

입덧으로 거의 먹지 못하는 아내가
입덧 때문에 화장실로 달려가서 눈물을 흘리며, 구역질을 하던 모습에 눈물,
태어날 아기가 힘들지 않게,
기진맥진한 몸으로 힘을 쓰는 아내의 모습에 눈물,
아이가 태어나고, 엄마와 눈맞추는 순간에 눈물,
너무 힘들어 아이 이름도 시원스레 부르지 못하는 아내를 보며 눈물,
오늘은 잠들어 있는 아이의 얼굴을 찬찬히 뜯어보며, 그 아름다움에 눈물.

엄마 가슴을 붙잡고, 열심히 젖을 빠는 아이를 보니,
아이가 제게, '아빠, 저.. 잘 부탁해요. 사랑해주세요.' 하는 것 같네요.

'그래, 그러고 말고.'

그렇게 무릎을 꿇고, 아들을 계속.. 계속 쳐다봅니다.

며칠간의 블로그 포스팅은
아들에 대한 얘기일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