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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아빠로살아가기

아내는 갈지자로 걷고 싶단다.
















설연휴라 부산으로 진주로, 
가족들을 만나고, 친지들께 인사드리려고 좀 돌아다녔네요. 
먼 거리가 아니라, 
긴 운전을 하지는 않았지만, 
아내 몸이 불편할까 늘 걱정이 되는 건, 
이제 출산예정일이 한달도 안 남았기 때문이겠죠. 

2주전에 병원에 갔을 때는, 
우리 알콩이의 몸무게가 2kg이 채 안된다고 들었는 데, 
마지막 한달 동안 몸무게가 부쩍 늘어난다니, 
알콩이는 집이 좁아지는 것이고, 
아내는 배가 더 무거워지는 것이겠죠. 

오늘 설맞이 순회를 마치고, 집에 도착하여 
차에서 내리면서, 
꼬부랑할머니처럼 허리를 숙이고, 
갈지자로 걷고 싶다고 하네요. 

아이는 머리를 밑으로 하고 완전히 자리를 잡았고, 
또 아이는 조금더 무거워졌고, 
그만큼 엄마는 불편해집니다. 


아내가 입덧을 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든 생각이었지만, 
남자들의 국방의 의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여자는 임신을 하니까.. 뭐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흘리는 사람들도 많았던 것 같은 데, 
남자의 군생활은 그것대로, 
여자의 임신과 육아에 대한 부담은 또 그것대로 완전히 다른 문제구나 라는 생각이 한번 더 들었습니다. 
두가지 '고생'을 두고, 
같은 값으로, 한 가지 기준으로 비교 하는 것자체가 터무니 없고, 말도 안되는 일이구나 하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들었습니다. 

아내는 처음에 제대로 먹지 못했고, 
이제 좀 먹을만하니, 제대로 소화가 되지 않습니다. 
이제는 숨쉬는 것도 불편하게 느껴진다니, 
체험해보지 않은 내가 어떻게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싶네요. 

명절은 지나가고 있고, 
제 아이는 세상으로 나올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초보 아빠인 저는 그저 '긴장'만 하고 있지만, 
아내는 더 하겠죠. 

오늘 아내의 외가쪽 어른 중에 한 분이, 
'애가 태어나면, 신혼은 끝난다.' 라고 말씀하셨는 데, 
'알콩달콩'하던, 깨볶던 신혼이 끝난다면, 
더욱 열심히 '노력해야'하는 결혼생활이 시작되는 거겠죠. 
그렇게 '서로의 노력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늘 최선을 다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아내는 갈지자로 걷고 싶다 합니다. 
갈지라로 걷는 모습도 이뻐 보입니다. 
아내만 편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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